항공모빌리티 산업 2025-10-20

항공모빌리티 산업 2025-10-20

1. 하늘 길을 여는 새로운 패러다임, 항공모빌리티

1.1 항공모빌리티의 개념과 범위 정의

항공모빌리티는 지상 교통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도시의 공간 구조를 3차원으로 확장하는 혁신적인 미래 교통 체계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이동수단의 등장을 넘어, 사람과 화물의 이동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1 항공모빌리티는 운용 범위와 목적에 따라 미래항공교통(AAM), 도심항공교통(UAM), 지역항공교통(RAM) 등 여러 개념으로 구체화된다.

**미래항공교통(AAM, Advanced Air Mobility)**은 가장 포괄적인 상위 개념으로, 기존 항공 서비스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나 서비스가 부족한 장소 사이에서 사람과 화물을 이동시키는 차세대 항공 운송 시스템 전체를 지칭한다.3 이는 도심 내 이동뿐만 아니라 도시 간, 도서 및 산간 지역 등 다양한 공간을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은 AAM의 핵심적인 하위 개념으로, 이름 그대로 도심 내 혹은 도시와 인접한 부도심 간의 항공 운송에 초점을 맞춘다.3 UAM은 전 세계 대도시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극심한 교통 혼잡과 이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해결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5 또한, 전기 동력을 기반으로 하기에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6

**지역항공교통(RAM, Regional Air Mobility)**은 UAM의 운용 범위를 도시 권역을 넘어선 지역 간 이동으로 확장한 개념이다.7 이는 항공기가 운항하기에는 너무 가깝고, 자동차로 이동하기에는 비효율적인 중거리 구간을 연결하며, 기존의 소형 항공기나 헬리콥터 시장을 대체할 잠재력을 가진다.4

이 세 가지 개념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운용 범위에 따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산업 초기에는 가장 시급한 문제인 도심 교통난 해결을 위해 UAM이 집중적으로 조명되었으나, 기술이 발전하고 사업 모델이 구체화되면서 점차 도시 간, 지역 간 이동을 포괄하는 AAM이라는 거시적 관점으로 논의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3

1.2 산업 부상의 배경: 필연적 미래로서의 3차원 교통혁명

항공모빌리티 산업의 부상은 특정 기술의 단독적인 발전이 아닌, 사회·경제적 수요와 혁신 기술의 공급이 맞물리며 나타난 필연적인 결과다.

수요 측면에서 가장 큰 동인은 전 세계적인 도시화 현상이다. UN 경제사회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세계 도시화율은 55.3%에 달했으며, 도시로의 인구 집중은 지상 교통 인프라의 수용 능력을 한계로 몰아넣고 있다.1 대한민국은 이러한 문제에 가장 심각하게 직면한 국가 중 하나다. 2022년 기준 전국 대도시권 시민의 하루 평균 출퇴근 소요 시간은 약 116분으로, OECD 평균인 28분의 5배에 달한다.5 이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 혼잡 비용은 2020년 기준 약 57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5 더 이상 도로를 확장하거나 지하 교통망을 건설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미개척 영역인 ’하늘’을 활용하는 3차원 교통 시스템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여기에 더해, 기후 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교통 체계를 대체할 친환경 운송 수단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역시 UAM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6

공급 측면에서는 과거 공상과학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개인용 항공기(PAV)를 현실화하는 핵심 기술들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고밀도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전기 항공기의 항속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렸고, 다수의 소형 전기모터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분산전기추진(DEP) 기술은 기체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9 또한, 경량 고강도 복합소재 기술, 정밀 위성 항법 시스템,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비행 기술의 융합은 도심의 복잡한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운용 가능한 소형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의 등장을 가능하게 했다.9

이처럼 항공모빌리티는 더 빠르고 편리한 이동수단을 원하는 인간의 막연한 기대를 넘어,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교통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기술적, 경제적 장벽에 막혀 있던 개념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이제 항공모빌리티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연’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논의의 초점은 ’가능성’을 넘어 ‘언제, 어떻게’ 상용화할 것인가로 완전히 전환되었다.

2. 항공모빌리티의 핵심 기술: eVTOL 개발 동향과 과제

2.1 eVTOL(전기 수직이착륙기)의 기술적 분류 및 비교 분석

항공모빌리티, 특히 UAM의 성공은 핵심 운송 수단인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의 기술적 완성도에 달려있다. eVTOL은 도심 내 좁은 공간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활주로가 필요 없는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춰야 하며, 시민들의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저소음과 친환경 성능은 필수적인 조건이다.12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800개 이상의 eVTOL 기체가 개발 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있으며, 그 형태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분류된다.14

멀티콥터(Multicopter) 방식은 여러 개의 로터를 이용해 양력과 추력을 동시에 제어하는 형태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드론과 구조가 가장 유사하다.12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여 개발과 제작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행 성능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16 양력을 발생시키는 고정익 날개가 없어 에너지 효율이 낮고, 이로 인해 항속거리(약 35km)와 순항 속도(약 100km/h)가 낮으며 탑재 중량도 1~2인승 수준으로 제한된다.16 이 때문에 장기적인 사업 확장성보다는 초기 실증사업이나 초단거리 도심 셔틀 모델에 적합한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기체로는 독일 볼로콥터(Volocopter)의 ’볼로시티(VoloCity)’와 중국 이항(EHang)의 ’EH216’이 있다.10

리프트앤크루즈(Lift + Cruise) 방식은 멀티콥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직이착륙을 위한 로터와 순항 비행을 위한 프로펠러를 별도로 장착한 하이브리드 형태다.16 수직으로 이륙한 뒤에는 순항용 프로펠러를 가동하고 고정익 날개에서 발생하는 양력을 이용해 비행하므로 멀티콥터보다 에너지 효율이 월등히 높다. 이는 더 긴 항속거리와 빠른 속도를 가능하게 한다. 대표적인 기체로는 보잉과 구글이 투자한 위스크 에어로(Wisk Aero)의 ’코라(Cora)’와 베타 테크놀로지(Beta Technologies)의 ‘Alia-250’ 등이 있다.16

틸트형(Vectored Thrust/Tilt) 방식은 현재 eVTOL 기술의 정점으로 평가받으며 가장 많은 투자가 집중되는 분야다. 이착륙 시에는 프로펠러(또는 로터)를 하늘 방향으로 향하게 하여 수직으로 떠오르고, 일정 고도에 도달하면 프로펠러의 방향을 점차 수평으로 전환하여 비행기처럼 고속으로 순항한다.17 비행 전 구간에서 추진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속도(300km/h 내외)와 항속거리(300km 내외)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17 이는 도심 내 이동을 넘어 도시 간 이동(RAM)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의미한다. 다만, 로터의 방향을 전환하는 틸팅 메커니즘이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정밀한 비행 제어 기술을 요구한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업계 선두주자인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의 ’S-4’가 대표적인 틸트형 기체다.18

구분멀티콥터 (Multicopter)리프트앤크루즈 (Lift+Cruise)틸트형 (Vectored Thrust)
구조 및 원리다수의 로터로 양력/추력 동시 제어수직/수평 추진체 분리로터 방향 전환으로 양력/추력 제어
장점구조 단순, 개발 용이, 저속 안정성멀티콥터 대비 효율 개선고속, 장거리 비행 효율 극대화
단점저속, 짧은 항속거리, 낮은 탑재량구조 복잡도 증가, 무게 증가최고 수준의 기술 난이도, 제어 복잡성
주요 성능속도: ~100 km/h, 항속거리: ~35 km속도: 150~250 km/h, 항속거리: 100~250 km속도: ~300 km/h, 항속거리: ~300 km
대표 기체Volocopter ‘VoloCity’, EHang ‘EH216’Wisk ‘Cora’, Beta ‘Alia-250’Joby ‘S-4’, Archer ‘Midnight’
개발 동향초기 모델, 단거리/실증용다수 업체 개발 중선도 업체들의 주력 모델

2.2 핵심 기술 확보 경쟁과 기술적 난제

성공적인 eVTOL 개발은 단순히 비행체를 만드는 것을 넘어, 다양한 첨단 기술을 하나의 플랫폼에 집약하는 고도의 시스템 엔지니어링 역량을 요구한다. 이는 전통적인 항공기 제조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자동차, IT 등 이종 산업의 기업들이 항공모빌리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14

배터리 기술은 eVTOL의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출력, 수명, 충전 속도 등 모든 면에서 한계에 직면해 있다. 더 긴 항속거리와 더 많은 탑재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월등히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공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교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열 관리 기술이 요구된다.10

**분산전기추진(DEP, Distributed Electric Propulsion)**은 eVTOL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핵심 기술이다. 기존 헬리콥터가 하나의 대형 엔진과 로터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eVTOL은 다수의 소형 전기모터와 프로펠러를 기체 곳곳에 분산 배치한다.10 이를 통해 일부 모터나 프로펠러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나머지 추진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여 안전하게 비행을 지속하거나 비상 착륙할 수 있다.11 이 기술은 또한 각 프로펠러의 출력을 개별적으로 정밀하게 제어하여 비행 안정성을 높이고, 소음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6

자율비행 기술은 항공모빌리티의 장기적인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궁극적인 목표다. 상용화 초기에는 안전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고려하여 조종사가 직접 탑승하는 형태로 운영되겠지만 17, UAM이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조종사 인건비 절감과 24시간 운항을 통한 운영 효율 극대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원격 조종 단계를 거쳐, 종국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완전 자율비행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9

소음 저감은 도심 운용을 위한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아무리 빠르고 편리하더라도 주거 지역 상공에서 참을 수 없는 소음을 발생시킨다면 대중의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업계는 헬리콥터의 평균 소음(약 80dB) 대비 획기적으로 낮은 63~65dB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2 다수의 작은 프로펠러를 비교적 저속으로 회전시키는 분산전기추진 기술이 소음 저감에 유리하며, 프로펠러 블레이드 형상 최적화, 소음 상쇄 기술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6

이처럼 eVTOL은 고성능 배터리 시스템, 복잡한 비행 제어 소프트웨어, AI 자율비행 솔루션, 5G/6G 초고속 통신 모듈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날아다니는 지능형 로봇’에 가깝다. 따라서 eVTOL 시장의 경쟁은 단순히 기체를 잘 만드는 제조업의 경쟁을 넘어, 이 모든 기술을 통합하고 최적화하는 ‘첨단 기술 플랫폼’ 경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

3. 하늘의 인프라: 버티포트와 교통관리 시스템

항공모빌리티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체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지상의 인프라와 하늘의 교통 규칙이 반드시 필요하다. eVTOL이 안전하게 이착륙하고 승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버티포트’와, 수많은 기체가 충돌 없이 운항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UAM 교통관리 시스템’은 UAM 생태계의 양대 축을 이룬다.

3.1 UAM 생태계의 허브, 버티포트(Vertiport)

버티포트(Vertiport)는 수직이착륙을 의미하는 ’Vertical’과 공항을 의미하는 ’Port’의 합성어로, eVTOL의 이착륙, 급속 충전, 경정비, 그리고 승객의 탑승 및 환승 등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기반시설이다.12 버티포트의 입지와 효율적인 운영은 UAM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전체 UAM 산업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가 약 40%에 이를 것으로 분석될 만큼 그 중요성이 크다.8 버티포트는 그 규모와 기능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 버티허브(Vertihub): 다수의 이착륙장과 주기장을 갖추고, 지상의 다른 교통수단(철도, 버스, 자율주행차 등)과 연계되는 대규모 환승 거점이다.

  • 버티포트(Vertiport): 도심 주요 거점에 위치하며 기본적인 이착륙 및 충전, 승객 탑승 기능을 수행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터미널이다.

  • 버티스탑(Vertistop): 최소한의 이착륙 패드만을 갖춘 소규모 정류장 개념으로, 승하차 위주의 기능을 담당한다.12

현재 항공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세계 양대 항공 규제 기관인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럽 항공안전청(EASA)은 각각 독자적인 버티포트 설계 표준을 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기관 모두 기체의 로터를 포함한 가장 큰 외접원의 지름, 즉 ’D(Controlling Dimension)’를 핵심 기준으로 삼아 이착륙 패드(FATO), 착륙 구역(TLOF), 안전 구역(Safety Area) 등 주요 시설의 크기를 규정하고 있다.22 하지만 세부 기준에서는 규제 철학의 차이가 드러난다. FAA는 안전을 위해 상대적으로 넓은 안전 구역(최소 3.0D)을 요구하는 반면, EASA는 도심 내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더 집약적인 설계(안전 구역 최소 1.0D)를 허용하는 경향을 보인다.22 이러한 표준화 경쟁의 결과는 향후 버티포트 건설 비용, 입지 선정의 유연성, 나아가 글로벌 시장의 기술 종속성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분FAA (미국)EASA (유럽)비고
기준 크기 (‘D’)기체 외접원의 지름기체 외접원의 지름공통 기준
이착륙 패드 (FATO)최소 2.0 D최소 2.0 D동일
착륙 구역 (TLOF)최소 1.0 D최소 1.0 D동일
안전 구역 (Safety Area)최소 3.0 D최소 1.0 DEASA가 더 집약적 설계 허용
계류장 (Gate)별도 규정 없음최소 1.0 DEASA가 세부 규정 제시
유도로 (Taxiway)별도 규정 없음폭 0.5 DEASA가 세부 규정 제시

3.2 UAM 교통관리 (UATM, Urban Air Traffic Management)

UATM은 수많은 UAM 기체가 도심 저고도 공역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용 교통관리체계다.13 이는 고고도를 비행하는 기존 민항기를 관리하는 항공교통관리(ATM)와 150m 이하 저고도에서 운용되는 소형 드론을 관리하는 무인항공기시스템 교통관리(UTM) 사이의 새로운 영역, 즉 300~600m 고도에서 작동하는 교통 시스템이다.15

UATM의 핵심 운용 개념은 **‘회랑(Corridor)’**이다. UAM 기체는 사전에 설정된 전용 공중 길, 즉 회랑을 따라서만 비행하게 된다. 상용화 초기에는 도심의 주요 거점들을 잇는 고정된 경로망(Fixed Corridor Network) 방식으로 운영되며, 지상으로부터 약 450±150m 고도를 기준으로 설계된다.13 향후 교통량이 증가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실시간 교통 상황에 맞춰 경로가 유동적으로 변경되는 동적 회랑(Dynamic Corridor)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안전한 운항을 보장하기 위해 UATM은 두 가지 핵심적인 교통 분리 개념을 적용한다. 첫째는 **‘전략적 분리(Strategic Deconfliction)’**로, 비행 전 단계에서 각 기체가 제출한 비행 계획을 시스템이 사전에 분석하여 경로, 시간, 고도 등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이다.13 둘째는 **‘전술적 분리(Tactical Separation)’**로, 비행 중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실시간으로 기체의 속도, 고도, 방향 등을 조정하여 충돌 위험을 회피하는 개념이다.13

이러한 정교한 교통관리를 위해서는 CNSi(통신, 항법, 감시, 정보) 기술이 필수적이다. 초기에는 기존 항공 시스템과 4G/5G 상용 이동통신망을 활용하지만 13, 수백, 수천 대의 기체가 동시에 비행하는 고밀도 운항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끊김 없는 데이터 전송을 보장하는 6G, 저궤도(LEO) 위성 통신 등 차세대 통신 기술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13

UAM 인프라의 경쟁력은 단순히 물리적인 시설을 건설하는 데 있지 않다. 수많은 기체의 실시간 운항 정보, 기상 데이터, 지형 및 장애물 정보, 버티포트의 상태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버티포트 운영은 가상 공간에 현실과 똑같은 환경을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23, UATM 역시 데이터 기반의 자동화된 관제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다.13 결국 UAM 인프라 시장의 성패는 데이터를 지배하고 활용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4. 항공모빌리티 시장 동향 및 성장 전망

4.1 글로벌 UAM 시장 규모 및 성장 예측

항공모빌리티 산업은 아직 상용화 이전의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미래 교통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은 공통적으로 향후 10~20년간 UAM 시장이 수십 퍼센트대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시장의 정의, 예측 범위 및 방법론의 차이로 인해 구체적인 시장 규모 예측치에는 다소 편차가 존재한다.5

예를 들어, MarketsandMarkets는 2023년 38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2030년에는 285억 달러까지 성장하며 연평균 33.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5 반면, Fortune Business Insights는 2024년 42.1억 달러에서 시작하여 2032년 1,466.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2025년부터 2032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을 16.6%로 다소 보수적으로 추정했다.20 한편, 대한민국 국토교통부는 글로벌 컨설팅사의 분석을 인용하여 2040년경에는 UAM 시장이 약 1조 달러(약 1,140조 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장기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8

이러한 수치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전망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바는 명확하다. UAM 시장은 향후 10년간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할 신산업 중 하나이며,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점이다.

기관명기준 연도예측 연도시장 규모 (예측치)연평균 성장률 (CAGR)출처
Fortune Business Insights2024년2032년42.1억 달러 → 1466.4억 달러16.6% (2025-2032)20
Mordor Intelligence2025년2040년50억 달러 → 698.3억 달러19.22% (2025-2040)25
MarketsandMarkets2023년2030년38억 달러 → 285억 달러33.5%5
국토교통부 (인용)-2040년약 1조 달러 (1,140조 원)-8
GM Insights (AAM)2024년2034년115억 달러 → (CAGR 기반 추정)20.6%21

4.2 핵심 성장 동력과 주요 애플리케이션

UAM 시장의 성장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여객 운송(Air Taxi)**은 UAM 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상용화 초기에는 공항과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프리미엄 셔틀 서비스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1 이후 기체 양산에 따른 가격 하락과 인프라 확충이 이루어지면서 점차 일반 대중을 위한 항공 택시 서비스로 확장될 것이다. 특히 교통 체증이 심각한 대도시일수록 UAM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5

화물/물류 운송(Cargo) 역시 여객 운송 못지않은 잠재력을 가진 분야다. 도심 내 물류센터 간 중량 화물을 신속하게 운송하거나(Hub-to-Hub), 교통이 막히는 시간대에도 긴급한 물품을 최종 목적지까지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7 특히 완전 자동화된 물류 플랫폼과 결합될 경우, 배송 비용을 절감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며 배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7

**공공 서비스(Public Service)**는 UAM의 사회적 가치를 입증하고 대중의 수용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초기 시장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응급 의료 서비스(Air Ambulance)다. UAM을 활용하면 지상 교통 상황과 관계없이 외딴 지역이나 도서 지역의 응급 환자를 대형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할 수 있다.20 이는 현재 운용 중인 닥터헬기의 높은 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 서비스의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6 이 외에도 재난 지역 인명 구조, 긴급 구호물품 수송 등 다양한 공공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관광(Tourism) 분야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유망 시장이다. UAM을 활용한 유람 비행은 관광객들에게 하늘에서 도시의 경관을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6

4.3 국내 시장 잠재력과 정부의 상용화 로드맵

대한민국 정부는 항공모빌리티를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2025년 세계 최초 UAM 상용화를 목표로 ’K-UAM 로드맵’을 수립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2 이를 위해 민관 합동 실증사업인 ’K-UAM 그랜드 챌린지’를 진행하며 안전성 검증과 기술 표준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2

국내 UAM 시장은 2030년 약 1.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5, 정부는 2040년까지 국내 UAM 산업 규모를 13조 원으로 키우고, 이를 통해 16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며 23조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거두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2 이는 UAM 산업이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5.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 주요 기업 전략 분석

항공모빌리티 시장의 무한한 잠재력을 선점하기 위해 전 세계의 항공, 자동차, IT, 스타트업들이 치열한 기술 개발 및 사업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전략을 분석하면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다.

5.1 글로벌 선두주자 분석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은 기술적 완성도와 가장 빠른 상용화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틸트형 5인승 기체 ’S-4’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최고 속도 322km/h, 항속거리 241km)을 공식적으로 입증하며 기술적 리더십을 확보했다.10 특히,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상업 비행용 허가 절차인 G-1 인증을 경쟁사들보다 앞서 승인받는 등, 2025년 상용화 목표 달성을 향해 가장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18 또한, 조비는 자율비행 기술 스타트업 ’엑스윙(Xwing)’을 인수하는 등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는 데 적극적이며 27, SK텔레콤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시장 진출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24

**아처 에비에이션(Archer Aviation)**은 강력한 자금력과 폭넓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상용 여객 시장과 군수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 대형 항공사 유나이티드 항공 등과의 협력은 안정적인 생산 및 운영 기반을 제공한다.29 아처의 가장 큰 특징은 유연한 시장 진입 전략이다. FAA의 복잡하고 긴 인증 절차를 고려하여, 규제 환경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이고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인 아랍에미리트(UAE)를 2025년 말 첫 상용화 시장으로 목표하고 있다.29 동시에, 미 국방부(DoD)와 협력하여 군용 하이브리드 VTOL 기체를 개발함으로써, 민간 시장보다 규제 장벽이 낮은 국방 분야에서 먼저 실적과 기술 신뢰도를 쌓으려는 영리한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29

5.2 국내 플레이어 전략 분석

**현대자동차그룹(슈퍼널, Supernal)**은 단순한 기체 제조사를 넘어, 기체, 버티포트, 관제, 서비스를 아우르는 생태계 전반의 ’통합 솔루션 제공자(Total Solution Provider)’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미국에 독립 법인 ’슈퍼널’을 설립하고, CES 2024에서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공개하며 2028년 상용화 목표를 공식화했다.4 현대차그룹의 최대 강점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검증된 대량생산 노하우다. 이 역량을 UAM에 접목하여 기체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UAM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경제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31

한화시스템은 초기에는 미국 오버에어(Overair)와의 협력을 통해 기체 개발을 포함한 종합 사업자를 목표로 했으나, 최근에는 자사의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오버에어의 기체 개발 및 인증이 지연되고, 관련 투자금 회수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한화시스템은 리스크가 큰 기체 개발 사업의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분석된다.33 대신, 자사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방산 및 위성 기술과 연계하여 UAM 교통관리 시스템, 감시정찰 솔루션, 위성통신 안테나 등 인프라 및 핵심 부품 분야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던 UAM 시장이 기체 인증 지연과 막대한 개발 비용이라는 현실적 장벽에 부딪히면서, 기업들이 각자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역할을 재조정하는 산업 성숙화 단계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K-UAM 드림팀은 SK텔레콤,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등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한 ‘컨소시엄’ 모델로, 국내 UAM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 연합체에서 SK텔레콤은 조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우수한 기체를 확보하고 통신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며, 한국공항공사는 전국 공항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버티포트 구축과 교통관리 서비스를 담당한다. 한화시스템은 항행·관제 솔루션 개발에 기여한다.24 이들은 2025년 제주도에서 국내 최초의 UAM 관광 시범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며, 실증을 통해 상용화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35

UAM 산업의 밸류체인은 기체 개발·제조, 인프라 구축·운영, 교통관리, 통신, 서비스 플랫폼 등 매우 복잡하고 광범위하여 단일 기업이 모든 것을 독점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1 따라서 K-UAM 드림팀의 사례처럼,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강력한 ’연합군’을 형성하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미래 UAM 시장의 경쟁은 개별 기업 간의 기술 경쟁을 넘어, 누가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생태계 연합’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네트워크 경쟁’의 시대가 될 것이다.

6. 새로운 길을 위한 규칙: 글로벌 정책 및 규제 동향

항공모빌리티라는 전례 없는 교통 시스템을 안전하게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함께 합리적인 정책과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규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대한민국 역시 독자적인 법제화와 실증사업을 통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6.1 글로벌 표준 경쟁: FAA와 EASA의 접근법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혁신 기술의 신속한 도입을 장려하는 ‘적응적(adaptive)’ 규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FAA는 완전히 새로운 항공기 분류를 만드는 대신, 기존의 비행기나 헬리콥터 분류에 적합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항공기를 ’특별 분류(special class)’로 지정하여 인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14 CFR 21.17(b))을 활용한다.19 이에 따라 eVTOL은 ’동력 리프트(powered-lift)’라는 특별 분류로 지정되어, 각 기체의 특성에 맞춰 기존 규정들을 유연하게 조합하고 신기술에 대해서는 ’특별 조건(Special Conditions)’을 부가하는 방식으로 인증 절차가 진행된다. 이는 기술 발전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조사에게 기체의 안전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더 큰 책임을 부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FAA는 2028년까지 미국 내 주요 거점에서 UAM 상용 운항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민관 합동 이니셔티브 ’Innovate28’을 통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노력을 조율하고 있다.19

**유럽 항공안전청(EASA)**은 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EASA는 2019년, 세계 최초로 eVTOL 항공기 인증을 위한 새로운 기술 기준인 ’특별 감항조건 SC-VTOL-01’을 제정하여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14 이후 기체 인증뿐만 아니라 버티포트 설계 지침, U-space(유럽형 UTM) 관련 규정, 조종사 자격 요건 등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인 규제 체계를 발표했다.14 EASA의 접근 방식은 안전, 보안, 소음, 환경 보호 등 사회가 우려하는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제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38

6.2 대한민국의 법제화 현황과 실증사업

대한민국 정부 역시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법적 기반 마련과 실증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4월 25일부터 시행된 **‘도심항공교통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대한민국 UAM 산업을 위한 세계 최초의 단독 법률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2 이 법은 UAM 기체의 안전성 인증, 운송 사업자 자격, 인프라 구축 및 운영 등 산업 전반에 걸친 제도적 기틀을 제공한다. 다만, 법 제정 초기인 만큼 아직은 실증사업과 시범사업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맞춰 사업자 책임, 요금 규제, 보험 등 구체적인 내용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2

**K-UAM 그랜드 챌린지(K-GC)**는 상용화에 앞서 UAM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고,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운영 개념과 기술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대규모 민관 합동 실증사업이다.2 이 사업은 총 2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2023년~2024년)는 전남 고흥의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과 같은 개활지에서 기체와 운용 시스템의 기본적인 안전성과 성능을 검증하는 단계다.41 2단계(2024년~2025년)는 1단계 실증을 통과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수도권 등 실제 도심 환경에서 준상용급 노선을 비행하며 공항 연계, 도심 내 운용 시나리오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게 된다.41 K-GC의 성공적인 완수는 2025년 UAM 상용화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적인 관문이 될 것이다.

7. 결론: 상용화를 위한 과제와 미래 사회의 변화

항공모빌리티는 의심할 여지 없이 도시의 미래를 바꿀 혁신적인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 사회, 경제 등 다방면에 걸쳐 해결해야 할 복합적인 과제들이 남아있다.

7.1 상용화의 3대 핵심 과제

첫째, 기술적 안전성 확보다. 승객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운송 시스템인 만큼, 항공모빌리티는 기존 민간 항공기 수준의 엄격한 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개발 중인 기체가 규제 당국의 형식 증명(Type Certification)을 성공적으로 통과하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며,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돌발상황(기상 악화, 조류 충돌, 시스템 오류 등)에 대한 완벽한 대응 시나리오와 비상 착륙 절차를 갖춰야 한다. 또한, 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용되는 특성상 외부의 해킹 공격으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하는 강력한 사이버 보안 체계 구축도 필수적이다.19

둘째, 사회적 수용성 증대다. 기술적으로 아무리 완벽하더라도 대중의 신뢰와 지지를 얻지 못하면 상용화는 불가능하다.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소음 문제, 사생활 침해(저고도 비행으로 인한 조망권 침해), 그리고 잠재적인 추락 사고 위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6 이를 위해서는 실증사업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하며, 지역 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경제성 확보다. UAM이 소수만을 위한 값비싼 ’하늘의 택시’를 넘어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용 요금을 일반 시민이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상용화 초기에는 기체 가격, 높은 개발비, 인프라 구축 비용 등으로 인해 요금이 모범택시보다 비싼 수준(예: 인천공항-여의도 구간 약 12만 원)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2 장기적으로는 기체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 인하, 운영 효율화, 그리고 조종사 없이 운항 가능한 자율비행 기술의 도입이 경제성 확보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6

7.2 항공모빌리티가 가져올 미래 도시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이러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항공모빌리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우리의 도시와 삶은 다음과 같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 3차원 교통 네트워크 구축: 지상 도로망에 집중되었던 도시의 교통 흐름이 하늘 길로 분산되면서, 만성적인 교통 체증이 해소되고 이동의 예측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다.5

  • 도시 공간 구조의 재편: 이동 시간의 제약이 크게 줄어들면서 ’직주근접’의 개념이 희미해지고, 도시의 기능이 도심 한 곳에 집중되는 대신 여러 거점으로 분산되는 ’다핵 분산형 도시 모델’이 촉진될 수 있다.6 이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 삶의 질 향상: 매일 반복되던 통근 지옥에서 해방되고, 주말에는 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도서·산간 지역 주민들은 더 이상 고립되지 않고 도시의 의료, 문화, 교육 서비스를 동등하게 누릴 수 있게 되며, 응급 상황에서는 골든타임을 확보하여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6

7.3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언

항공모빌리티라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 기업들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을 수 있도록 R&D 투자, 세제 혜택, 인프라 구축 지원 등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동시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유연하고 합리적인 규제 체계를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

민간 부문에서는 단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폐쇄적인 기술 개발에서 벗어나, 항공, 자동차, IT, 건설, 금융 등 이종 산업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개방형 협력(Open Innovation)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강력한 파트너십과 컨소시엄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궁극적으로 항공모빌리티는 독립적인 교통수단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차, 개인형 이동수단(PM), 대중교통 등 다른 모빌리티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통합교통서비스(MaaS, Mobility as a Service)의 한 축으로 기능할 때 그 가치가 극대화될 것이다. 따라서 항공모빌리티 비즈니스는 스마트시티의 통합 교통 플랫폼이라는 더 큰 그림 안에서 설계되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1 하늘과 땅을 잇는 새로운 모빌리티 혁명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8.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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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UAM) 상용화를 위한 정책 과제 - 국회입법조사처, https://www.nars.go.kr/fileDownload2.do?doc_id=1OvIDFSBoxX&fileName=
  3. Advanced Air Mobility ICT 기술 현황 및 발전 방향, https://ettrends.etri.re.kr/ettrends/202/0905202001/001-010.%20%EC%98%A4%EB%B4%89%EC%A7%84_202%ED%98%B8.pdf
  4. 미래항공교통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B%AF%B8%EB%9E%98%ED%95%AD%EA%B3%B5%EA%B5%90%ED%86%B5
  5. UAM urban air mobility, 3차원 미래 교통 체계를 이끌다 | 인사이트리포트 | 삼성SDS, https://www.samsungsds.com/kr/insights/uam.240313.html
  6.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상용화를 위한 과제 - IRS글로벌, https://www.irsglobal.com/bbs/rwdboard/19196
  7. 운송의 미래: UAM, RAM, AAM이란?(THE FUTURE OF TRANSPORTATION: WHAT IS ADVANCED, REGIONAL, AND URBAN AIR MOBILITY?) - 2025 드론•도심항공모빌리티 박람회, https://goyangdue.kr/fairBbs.do?selAction=view&FAIRMENU_IDX=20082&BOARD_IDX=70469&BOARD_NO=25&selPageNo=1&hl=KOR
  8. 다가오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대, 도시의 풍경은 어떻게 달라질까? - 삼표그룹, https://sampyo.co.kr/blog/%EB%8B%A4%EA%B0%80%EC%98%A4%EB%8A%94-%EB%8F%84%EC%8B%AC%ED%95%AD%EA%B3%B5%EB%AA%A8%EB%B9%8C%EB%A6%AC%ED%8B%B0uam-%EC%8B%9C%EB%8C%80-%EB%8F%84%EC%8B%9C%EC%9D%98-%ED%92%8D%EA%B2%BD%EC%9D%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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